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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일기

2024년 한전KDN 신입 채용 전산직 최종합격 후기 본문

취준일기

2024년 한전KDN 신입 채용 전산직 최종합격 후기

컴돌컴돌 2024. 6. 30. 19:43

 

0. 스펙

시작하기 전에, 필자가 보유한 스펙을 언급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들었다.
 
어학: 토익스피킹 IM3(130점, 구 Level 6)
자격증: 정보처리기사
전공: 컴퓨터공학
직업교육: x
경력: x
경험사항: 교내 산학협력 프로젝트, 졸업 프로젝트, SSAFY 6기(미기재)
기타: 비수도권 지역인재
 
공준생이라면 알겠지만, 그 흔한 한능검/토익 800(컴활은 전산직이므로 제외한다.)도 없고, 직교도 없는, 별 볼일 없는 스펙이다. 그렇지만, 일단 넣어보고 서탈하면 스펙을 보충하자는 마음으로 공기업 취업에 도전했다. 최종합격이라는 결과를 받은 만큼 이 전략이 어느 정도 유효했던 것 같다.

 


1. 서류전형
 
서합 화면 캡처하는거 까먹었음.

한전KDN 전산직의 경우 서류 합격 컷이 높지 않다. 내가 3년치 알리오 통계를 확인해봤는데, 전산직은 지원자가 15배수를 채운 경우가 2021년에 한 번 있었고, 그 뒤로는 없었다. 이번에 전국단위 전산직만 48명을 뽑으니 대충 서류 합격자가 700명은 넘어야 하는데, 지원자 수가 400명을 못 넘겼다. 
 

전산직 채용인원이 48명이니, 48*15 = 720명까지 서합 가능

 
 
이게 올해 알리오 최종 결과인데, 서류로는 거의 안 걸러졌다. (블라인드 위반, 성의없는 자소서 작성 제외)

자소서는 적부인데, 이상하게 썼다간 면접에서 공격 들어오기 딱 좋으니 정성껏 적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는 못해도 800자 이상은 써서 냈다.

 

 


2. 필기전형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필기에서 떨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운이 좋게 붙었다.

NCS는 피셋형이라면 어느정도 풀 자신이 있었다. 그 어렵다는 농협은행 5급 NCS를 뚫은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NCS보다는 전공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웠는데, 한전KDN NCS는 모듈이 85%정도 분량이었다. 그것도 10개 영역 모두에서 나왔다. 다행히 오답 감점이 없어서 모르는 모듈 문제는 상식선에서 찍었다만, 찍은게 워낙 많아서 NCS에서 과락이 날 줄 알았다. 

그리고 전공 필기. 전산학 중에 자신없는 과목을 순서대로 말해보라면 데이터통신 >>> 네트워크 >> 컴퓨터구조 > 운영체제 > 데이터베이스 > 소프트웨어 공학 > 자료구조 > 프로그래밍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필기를 본 경험에 의하면 컴구는 잘 안나왔기 때문에 이번 필기 준비는 통신 및 네트워크, 운영체제, 디비 위주로 봤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뜬금없이 컴구 문제가 많이 나와버리네?? 그리고 디비도 상대적으로 자신있는 SQL은 하나도 없네? 프로그래밍 문제는 1도 없네? 그래서 망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소거법을 쓰니 풀만한 문제가 꽤 있어서 전공 과락은 면했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NCS가 불안해서 나는 여기서 끝이라 생각했다. 그랬는데 말이지...


 
 
엥 이게 붙네??? 아무래도 필기전형 당일 다른 기업과 시험이 겹쳐서 결시가 많았던 것이 운으로 작용한 모양이다. 필기 커트라인도 예상보다 낮다. 아무튼 필기 통과! 

 


 
3. 1차 면접전형 및 코딩테스트

필자는 면접을 엄청나게 못본다. 취준하면서 면접을 열 몇 번 갔는데, 하나도 못 뚫었음 ㅋㅋㅋㅋㅋㅋ 특히 PT면접은 경험도 별로 없어서 더욱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면접 준비는 필기가 끝나자마자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주어진 시간은 길어야 9일 정도였다. 필기 합격일부터 면접 준비를 시작한다면 고작 4~5일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우선 사업 조사를 좀 했고, 인재상이나 경영 전략, 신년사 등을 찾아보면서 로열티를 다져갔다. 필기합격 발표 후에는 본격적으로 면접 스터디를 구해서 2번정도 발표 연습을 했다. 첫 연습을 해보니까 내 발표는 완전 랩이더라고... 그것도 플로우, 펀치라인 1도 안맞는 저질랩...
 

XXX 지원자님, 당신은 한전KDN과 함께 갈 수 없습니다.

 

연습을 안 하고 갔으면 아마 이 꼴이 났을 거다. 발표를 그나마 사람답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 면접스터디 동료들 너무 고맙습니다...!
 

1) PT면접
 

 

1차면접 장소는 광주의 김대중컨벤션센터였다. 살면서 광주는 한번도 안 가봤는데, 이날 처음 가봤다.

컨벤션센터에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1층 편의점에서 대충 빵이랑 우유로 배 채우고, 준비한 자료를 읽어본 다음, 집합 시간 10분 전에 면접 대기실에 들어갔다. 대기실 벽면에 집합 시간과 면접 시간이 모두 적혀 있었는데, 시간표를 보니 나는 제일 마지막 타임 면접이었다. 대기실에 입실하자마자 전자 기기는 모두 전원을 끄고 반납해야 했고, 구비 서류를 제출함과 동시에 면접비를 수령했다. 면접비는 무려 신사임당 두 장! 광주까지 오는 수고를 감안한 모양인지 다른 기업들에 비해 엄청 두둑했다. 이만한 면접비 주는 기업은 금융권 말고 잘 없는데. 끝나고 나서 면접비 받은 걸로 맛있는거 사먹었당 ㅎㅎ

아무튼, 대기실에서 자료를 읽으며 면접을 준비하다가, 내 차례가 되어 면접 준비실로 들어갔다. PT면접 주제는 총 3가지가 주어졌고, 다행히 막힘없이 답변할 수 있는 주제가 하나 있어서 그걸 골랐다. 분위기를 보니 다른 지원자들도 대부분 내가 고른 주제를 골랐다. 30분의 준비 시간이 주어졌고, 15분정도 발표 자료를 작성한 뒤에 남은 15분은 말하는 연습을 했다. 이후 면접장에 들어가서 5분 발표를 하고(느낌상 4분 20초 정도 말했음), 15분동안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나는 PT 관련 꼬리질문이 날카로울 줄 알았는데, PT 관련해서는 하나도 안 묻고, 프로젝트 경험+자소서 질문+인성 질문으로 15분이 지나갔다.

전체적인 후기라면… PT는 준비한 대로 잘 했는데, 인성면접은 조졌다는 느낌도 없고 찢었다는 느낌도 없다는거? 그리고 PT면접 주제 관련해서 아는게 없으면 망할 확률이 높다는 거…?


2) 코딩테스트

전산직은 면접이 끝났다고 안심하지 말자. 코딩테스트가 기다리고 있으니. 알리오에서 작년 채용 결과를 봤는데, 코딩테스트에서 우수수 과락이 났더라.

그래도 필자는 코딩테스트라면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원래 사기업 취업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카카오+삼성 코테 문제를 가지고 연습했기도 하고, 실제로 굵직한 기업들의 코테를 몇 번 뚫어보기도 했다. 듣기로 한전KDN 코테는 제법 어렵다는 평이 있어서 면접 다음날부터 빈출 알고리즘을 복기하고, SQL 문법을 연습하면서 1주일을 보냈다.

면접 공지 화면에서는 3시간에 5문제라는 식으로 안내가 있었는데, 막상 코딩테스트 안내 메일을 확인해보니 2시간에 5문제를 풀어야 했다. 준비 시간 1시간을 포함해서 3시간이라고 공지를 한 모양이다. 안내 메일을 보고 '내가 아는 난이도라면 2시간에 5문제 푸는 건 불가능하다. 전략적으로 접근해야겠다.' 라는 각오를 다지고 코딩테스트에 임했는데, 


내 예상은 이게 아닌데??


 
생각보다 문제가 너무 쉬웠다... 실제로 5문제 다 푼 사람이 있을 것 같다. 너무 어렵게 생각했다가 긴장해서 시간 내에 오류 해결을 못했는데, 그냥 마음 편히 생각할걸…
 
카카오 레벨1~레벨2 수준이라던 문제는 평범한 공기업 문제 수준이었다. Lv.2라고 명시되어 있는 3번, 4번 문제는 '공준생 입장에서'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기업 코테 기준으로는 크게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사기업이었으면 채팅방이 '이정도면 올솔컷이겠죠??' 라고 도배될 확률이 높음.
 
알고리즘 문제의 개인적인 난이도는 3 >> 4 > 2 > 1이라고 느꼈다. 1번은 for문 쓸 줄 알면 쉽게 풀리는 문제, 2번도 결이 비슷한 문제였고, 3번은 수학적 지식에 기반한 정밀한 if문 설계가 필요했고, 4번은 평범한 DFS 문제였는데, 오랜만에 DFS 문제를 풀다보니 시작 조건을 잘못 생각해서 아마 틀렸을 것 같다. 끝나고 나니 접근법이 바로 생각남 ㅋㅋㅋㅋㅋㅋ 이 바보...! 내가 생각한 접근법이 맞다면 BFS로도 통과될 것 같던데… 흑흑
 
심지어 SQL도 쉬웠다. 보통 SQL 문제라고 하면 테이블 두 개를 주고 JOIN하는 문제가 국민 유형인데, 테이블 한개 주고 거기다가 쿼리 쏴서 결과 꺼내는 거더라 ㅋㅋㅋㅋ 테이블 한개로는 꼬아봤자임.

그래서 결론은 5제출 3솔~4솔이다. 알고 4번은 테케가 1개 틀리는 코드였기 때문에 1솔이 아니고, 3번 문제는 테케는 다 통과했는데, 예외 조건이 조금 애매해서 히든테케에 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부분점수를 인정해준다면 그래도 코테때문에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지난번 공무원연금공단 코테는 부분점수 있던데…!
 


할렐루야!!!!! 합격이다!
코테 점수를 확인해보니 부분점수가 있더라. 점수 상으로는 4.xx솔 정도? 그리고 발표면접 점수도 생각보다 높았다. 사업 조사+발표 스터디를 열심히 한 보람이 있었다. 1차면접 통과!
 

 
4. 2차 면접전형
 
마지막 고비다. 이것만 넘기면 취업이 다가온다. 1.5배수에서 1배수로 줄어드는 거라 가능성이 높지만, 반대로 말하면 1.5배수에서 1배수로 줄이기 때문에 하위 24명은 눈물을 흘려야 한다. 알리오 결과를 보니 이번에는 코테가 쉬웠기 때문에 작년처럼 과락이 나지 않았다. 그러니 방심하지 말고 제대로 준비해야겠다고 느꼈다. 이번에는 직무에 관계 없이 면접스터디를 구해 연습하고, 면접을 보러 갔다.
 
 
1) 채용검진
 
한전KDN은 최종면접 전에 채용검진을 먼저 받아야 했다. 취준생이라면 대부분 알 것이다. 피뽑탈이 얼마나 피눈물이 흐르는지. 실제로 필자는 농은 5급 채용에서 검진까지 받고 최탈했는데, 3일동안 피눈물이 흐르더라. 

검진은 전국 메디체크, KMI 중 골라서 갈 수 있었다. 나는 집에서 환승없이 갈 수 있는 KMI로 골라서 검진받았다. KMI에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KMI 채용검진은 문자 그대로 공장형 건강검진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2) 종합면접

종합면접 장소는 나주 혁신도시의 한전KDN 본사였고, 집합시간은 12시 35분이었다. 약간의 여유가 있어서 이번 역시 당일 기차를 타고 광주송정역으로 향했고, 광주송정에서는 광역버스를 타고 나주혁신도시로 향했다.


생각보다 본사 건물이 거대해서 놀랐다. 건물 앞 머릿돌에 적힌 ‘세계로 비상하라!‘ 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종합면접은 다대다 면접 형식이었고, 질문 내용은 공공기관 종사자로서의 윤리의식, 도전 경험, 지원동기 등을 검증하려는 질문들이었다. 전체적인 느낌이라면, 확실히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비를 못한 질문이 있었고, 너무 인성 위주의 질문이라 종합면접 점수는 편차가 그렇게 크지 않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아마 1차 커트라인과 꽤 크게 차이가 나는 나로서는 마음 편히 기다려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준비를 못한 질문은 윤리에 관한 질문이었다. 정확히는 윤리를 어긴 팀원을 본 적 있느냐는 질문이었고, 이러한 경험이 생각이 안나서 즉석에서 경험을 만들어냈다. 그나마 질문에 답하는 순서가 2번째나 3번째였다면 머릿속으로 정리해서 좀 더 차분하게 대답했을 텐데, 하필 나부터 물어서 당황한 티가 많이 났을 것 같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만족스럽게 면접을 보고 나와서 후련했다. 100% 만족스럽지는 않기 때문에 일말의 찝찝함 역시 있었지만, 내 손을 떠난 만큼 최종발표가 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5. 최종 결과

5월 28일, 잡알리오 사이트가 업데이트되었다. 이미 1차면접 점수 40% + 종합면접 점수 60% 계산해서 엑셀로 줄은 다 세웠나보다. 채용검진 재검 결과가 늦게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 넉넉잡아 6월 첫째주 말일에 발표하면 좋을 텐데. 언제 6월 18일까지 기다리냐며 툴툴거리니 시간이 흘러갔고,


그렇게 최종합격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먼저 취뽀한 친구가 취업은 전략싸움이라고 하더라.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자신이 뭘 잘하고, 뭘 못하는지 파악해서, 잘하는 것을 많이 보는 기업을 찾고, 못하는 부분은 공부나 스터디를 통해 채워나가면 취업해 있을 거라고. 본인의 전략에 맞게 노력한다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여러분도 원하는 기업에 취업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아무튼 이것으로 준비 후기글은 끝내도록 하겠다. 혹시나 질문이 있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읽어보고 가능한 정성껏 답변드릴게요!